지난 3일, 한병도 의원을 포함한 162인의 국회의원이 발의한 '충남대전통합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국방중심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이 공개되면서 대한민국 행정 체계의 대변화가 예고되었다.
이 법안은 단순히 두 지자체를 합치는 것을 넘어, ‘충남대전통합특별시’(약칭 대전특별시)라는 이름 아래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위상을 부여하고 막강한 자치권을 실현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본지는 특별법안의 핵심 조항을 분석하여 통합특별시가 갖게 될 정치·행정적 권한의 실체를 집중 조명했다.
■ 서울에 준하는 위상... ‘4인 부시장’과 ‘80인 의회’ 체제
특별법안에 따르면 통합특별시는 정부의 직할로 설치되며,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법적 지위를 보장받는다. 행정 기구의 정점에는 정무직 국가공무원 2명과 정무직 지방공무원 2명을 포함한 총 4명의 부시장을 두어 행정의 전문성과 정무적 역량을 극대화하도록 설계되었다. 교육 자치 또한 강화되어 부교육감을 2명까지 둘 수 있게 된다.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할 통합특별시의회는 80명 이내의 의원으로 구성된다. 특히 비례대표 의원 비율을 의원 정수의 20% 이상으로 설정하여 다양한 계층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또한 의회의 입법 역량을 지원하기 위해 의원 정수 범위 내에서 정책지원 전문인력을 운용할 수 있는 권한도 명시되었다.
■ 중앙 권한의 파격 이양... ‘경제·과학·국방’ 전권 확보
법안의 가장 큰 특징은 중앙정부의 권한을 파격적으로 이양받는다는 점이다. 국가는 외교·국방·사법 등 국가 존립 사무를 제외한 사무를 단계적으로 통합특별시에 이양해야 하며, 이를 지원하기 위해 국무총리 소속의 ‘충남대전통합특별시 지원위원회’가 설치된다.
특히 경제 활성화를 위해 시장이 직접 ‘투자진흥지구’를 지정할 수 있으며, 이 지구에 입주하는 기업은 국유·공유 재산 임대료 감면 등 파격적인 혜택을 받게 된다. 또한 대전과 논산, 계룡 일원을 ‘국방산업혁신클러스터’로 조성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여 국방 관련 공공기관 이전 및 세제 혜택 등 국가의 우선적인 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했다.
■ ‘돈의 독립’... 양도소득세 교부 등 강력한 재정 특례
실질적인 자치권 행사를 위한 재정적 토대도 마련되었다. 법안은 통합특별시 내에서 징수되는 자산의 양도로 인한 양도소득세를 통합특별시에 교부하도록 명시했다. 또한 통합 설치 후 최초 10년간은 보통교부세 산정 시 기준재정수요액과 수입액 차액의 25% 이내 금액을 추가로 보정하여 받을 수 있는 재정 인센티브가 포함되었다.
교육 재정 역시 안정성을 확보했다. 내국세 총액의 1,000분의 3에 해당하는 금액을 ‘통합특별교육교부금’으로 별도 지원받아, 통합 이전보다 높은 수준의 교육 인프라를 유지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었다.
■ 감사·인사 독립성으로 ‘지방시대’ 선도
통합특별시는 행정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위해 독자적인 ‘감사위원회’를 운영하게 된다. 감사위원회는 직무에 있어 독립된 지위를 가지며, 자치 감사 결과에 따라 징계나 시정 조치를 직접 요구할 수 있는 강력한 감찰권을 행사한다. 인사에 있어서도 지역인재를 선발하여 3년 범위에서 수습 근무 후 7급 이하 공무원으로 임용할 수 있는 특례를 두어 지역의 우수 인재가 고향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도록 했다.
특별법안은 2026년 7월 1일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방 소멸의 위기 속에서 ‘충남대전통합특별시’가 서울 일극 체제를 깨고 다극 체제로 전환하는 대한민국 지방 행정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