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리더에게 중요한 것은 단순히 학습을 잘하는 아이가 아니다. 더 이상 많은 지식을 빠르게 습득하고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아이만으로 충분하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
AI는 이미 인간보다 휠씬 빠르게 정보를 찾고 정리하며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힘은 무엇일까? 이제 미래 사회에서 필요한 인재는 얼마나 많은 정보를 알고 있는지가 아니라,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새로운 질문을 만들고, 다양한 사람들과 협력하며, 서로 다른 가치를 연결할 수 있는 사람이다.
지난 5월 아시안 리더십 컨퍼런스에서 다룬 ‘AI 시대의 리더십’ 관련 기사를 읽으며 깊은 인상을 받았다. 기사에서는 AI 시대의 리더십을 개인이 가진 암묵지를 발견하고 이를 새로운 가치로 연결하는 힘이라고 설명하고 있었다. 결국 미래 사회의 경쟁력은 사람을 이해하고 관계를 만들어가는 힘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역량은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지지 않는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을 경험하는 과정 속에서 조금씩 형성된다, 특히 영‧유아기는 한 인간의 가치관과 사회적 관계의 기초가 형성되는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유아는 놀이를 통해 세상을 탐색하고 친구와 관계를 맺는다. 함께 놀이하며 갈등을 경험하고 해결하는 과정 속에서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는 힘을 키워간다. 따라서 유아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무엇을 많이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경험하고 느끼며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는 일이다. 아이들은 모두 각자의 속도와 방식으로 성장한다. 조금 큰 아이, 조금 작은 아이, 조금 적극적인 아이, 조금 조심스러운 아이, 조금 빠르게 표현하는 아이, 조금 천천히 생각하는 아이. 이 모든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모습과 기질을 가진 세상에 하나뿐인 존재이다.
유아교육에서 말하는 개별성 존중은 바로 이러한 차이를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모든 아이를 같은 기준에 맞추려고 하기보다, 각 아이가 가진 흥미와 강점, 놀이 방식, 관계 맺는 방법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자신감을 보이는지, 어떤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지를 발견하는 과정은 아이 안에 숨겨진 가능성과 잠재력을 발견해 가는 과정과 닮아 있다.
부모와 교사는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잘해야 한다”는 기준만을 제시하기보다 “너는 어떤 것을 좋아하니?”, “어떤 방법으로 해보고 싶니?”, “친구와 함께하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와 같은 질문을 통해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러한 경험을 충분히 한 아이는 자신의 강점을 알고, 다른 사람의 다름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아이들이 미래 사회에서 필요한 리더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미래의 리더는 혼자 앞서가는 사람이 아니다. 자신의 능력만을 증명하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의 교육에서 더욱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것은 배려와 존중, 그리고 공동체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힘이다. 친구가 어려움을 겪을 때 기다려줄 수 있는 아이,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친구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줄 수 있는 아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 방법을 찾아가는 아이. 이러한 작은 경험들이 모여 타인을 이해하는 힘이 되고, 더 나아가 사회를 변화시키는 리더십의 기초가 된다.
영·유아기의 놀이는 단순한 즐거움이 아니라 관계를 배우는 과정이다. 친구와 역할을 나누고, 차례를 기다리고, 의견을 조율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모든 순간이 아이들에게는 미래 사회를 살아가는 중요한 배움이 된다. 교사는 이러한 놀이 속에서 나타나는 아이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각자의 강점과 가능성을 발견하여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결국 미래 시대의 리더는 가장 많은 지식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고 연결할 수 있는 사람일 것이다. 자신만의 빛을 가진 아이들이 서로의 빛을 인정하고 함께 더 큰 빛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AI 시대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이며, 앞으로 유아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일 것이다. 아이 한 명 한 명의 고유성을 존중하고, 배려와 존중을 바탕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힘을 길러주는 것. 이것이 미래의 진정한 리더를 키우는 가장 중요한 출발점일 것이다.
김지민 | 국공립하늘채리버뷰어린이집 원장
아동복지학 박사과정 수료
유아교육 현장에서 쌓아온 실천 경험과 아동복지학 기반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영유아와 가족의 행복한 성장을 지원하는 교육 전문가.
2019 개정 누리과정의 유아 중심·놀이 중심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영유아의 발달 특성과 권리를 존중하는 보육을 실천하고 있으며, 교사·영유아·가정이 함께 성장하는 교육공동체 조성에 힘쓰고 있음.
유엔아동권리협약(UNCRC)의 가치를 교육 현장에 반영하여 영유아의 전인적 성장과 사회정서 발달을 지원하고, 아이들이 서로를 존중하며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현장 중심의 교육 방향을 제시하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