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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있는 무형의 대물림 자아존중감의 세습

현승수 기자입력 2026. 09. 02. 15:58 · 수정 2026. 09. 02.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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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문교 문학박사 대전광역시 공원 관리 사업소 주무관 
조문교 문학박사 대전광역시공원관리사업소 주무관 

 

현시점 우리 사회에서 부모의 소득과 가족이 지닌 사회·경제적 배경은 자녀의 교육과 주거, 문화와 경험의 차이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이러한 차이는 성장 과정에서의 기회 격차로 이어져 결국 다음 세대의 삶의 조건들을 결정한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가난의 대물림을 끊기 위한 복지와 교육 등에 투자하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해 왔다. 부모의 소득과 배경이 자녀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면, 부모가 살아온 방식과 관계, 실패와 좌절의 경험, 그리고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 역시 자녀에게 전달되지 않을까? 어쩌면 우리가 지금까지 충분히 주목하지 않았던 또 하나의 대물림이 있다. 바로‘자아존중감의 세습’이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불평등들에 대해 주로 개인의 소득과 자산의 격차로 바라보았다. 그러나 같은 교육을 받고 비슷한 환경에 놓여 있더라도 자신을 믿는 아이와 자신을 불신하는 아이가 체감하는 세상은 출발점부터 다르다. 유년시절 부모나 주변인들로부터 주로 어떤 말들을 들으면서 성장했는지, 실수했을 때 어떤 평가와 대우를 받았는지, 학교와 지역사회 등에서는 얼마나 존중받았는지 등은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에 영향을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 경제적 자원이 부족한 아이에게 필요한 것이 물질적 지원만은 아니다. 자신이 존중받을 가치가 있는 존재라는 경험,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다는 경험, 누군가가 자신의 가능성을 믿어주는 경험 역시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자아존중감은 개인이 알아서 키워야 할‘마음가짐’이 아니라 사회가 함께 만들어야 할 공공의 자산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경제적 가난은 물질의 부족에서 시작된다면 마음의 가난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시작될 수 있다. 경제적 빈곤에는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듯, 마음의 빈곤에도 사회적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 타자들에게 건네는 격려 한마디,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어른 한 명,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는 경험 하나가 한 사람의 삶을 바꾸고 나아가 다음 세대의 삶까지 바꿀 수 있다. 나무는 혼자 자라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숲의 모든 생명들과 함께 자란다. 햇빛과 물, 흙과 바람이 나무의 성장을 돕듯 사람 역시 가족과 학교, 친구와 지역사회라는‘마음의 생태계’속에서 성장한다. 가난의 대물림을 끊는 것이 사회의 책임이라면, 자아존중감의 대물림을 끊는 것 역시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새로운 과제다. 자아존중감의 세습을‘격차의 대물림’에서‘존중의 대물림’으로 바꾸는 것. 우리 사회가 이제 만들어가야 할 새로운 세대 간 자산의 선순환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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