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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애를 바라보는 사회, 서로의 시간을 잇는 지혜

전생애를 바라보는 사회, 서로의 시간을 잇는 지혜

대전충남뉴스 기자입력 2026. 09. 22. 11:24 · 수정 2026. 09. 22.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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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양자 | 교육학박사·사회복지사·KS행복경영연구소장
강양자 | 교육학박사·사회복지사·KS행복경영연구소장

 

사람의 삶은 어느 한 시기에 머물지 않는다.

세상에 태어나 자라고 배우며 살아가고, 누군가를 만나 사랑하고 책임지며, 생의 마지막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수많은 사람과 관계를 맺는다. 그리고 그 만남 속에서 서로의 삶에 흔적을 남긴다.

우리는 사람을 나이에 따라 구분해 바라보는 데 익숙하다. 아이는 보호의 대상, 청년은 취업의 대상, 중년은 책임지는 세대, 노년은 돌봄의 대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그러나 사람의 삶은 그렇게 몇 개의 구간으로 나누어 설명할 수 없다.

전생애는 하나의 흐름이다.

아이에게는 아직 펼쳐지지 않은 가능성이 있고, 청년에게는 새로운 세상을 향한 도전이 있다. 중년에게는 살아온 경험과 책임이 있으며, 노년에게는 오랜 시간을 통과하며 얻은 지혜가 있다.

어느 시기의 삶도 다른 시기보다 가볍지 않다.

아이의 질문은 어른의 생각을 깨우고, 젊은 세대의 새로운 시선은 익숙한 세상을 다시 보게 한다. 노년의 경험은 지나온 시간을 이해하는 깊이가 되어 다음 세대의 길을 비추기도 한다.

지혜는 한 세대의 전유물이 아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오가며 다음 시간으로 이어진다.

세대가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서로를 가르치는 일만을 뜻하지 않는다.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가진 것을 나누며, 각자의 자리에서 배움을 주고받는 일이다.

함께 밥을 먹고 차를 마시는 것,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새로운 기술을 서로 배우는 것. 특별해 보이지 않는 만남 속에서도 서로의 시간이 이어진다.

어르신에게 “무엇을 더 해드릴까요?”라고 묻는 대신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으세요?”라고 물어보면 어떨까.

아이에게도 무엇을 가르칠지 먼저 생각하기보다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고 있니?”라고 물어볼 수 있다.

바라보는 방식이 달라지면 관계의 의미도 달라진다.

한 사람은 더 이상 도움을 받아야 하는 대상으로만 머물지 않는다. 자신이 살아온 경험을 나누고, 누군가에게 의미를 건네는 존재가 된다.

전생애를 바라본다는 것은 사람을 어느 한 시기의 모습으로 규정하지 않는 것이다.

성장하는 순간에도, 삶의 무게를 견디는 순간에도, 새로운 것을 배우는 순간에도, 생의 마지막을 향하는 순간에도 한 사람의 삶은 존중받아야 한다.

그리고 모든 시기에는 배움이 있다.

우리가 만들어야 할 사회는 특정 세대만을 위한 사회가 아니다. 아이부터 노년까지 누구도 삶의 주변부에 머물지 않고, 서로의 시간을 존중하며 배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회다.

오래 사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오래 살아온 시간이 다음 사람의 삶과 연결되는 것이다.

한 사람의 인생은 혼자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살아온 시간이 누군가에게 작은 길이 되고, 누군가의 새로운 시작이 다시 내 삶에 의미를 더하기도 한다.

어린아이의 한마디가 어른에게 새로운 생각을 열어주고, 젊은이의 도전이 노년의 마음에 다시 설렘을 불러오기도 한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에게서 무언가를 배우며 살아간다.

어쩌면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서로의 시간을 빼앗지 않고, 서로의 시간을 존중하며 다음 사람에게 건네주는 일인지도 모른다.

오늘 내가 살아온 시간이 누군가에게 따뜻한 길이 되고 있다면,

그리고 누군가의 새로운 시간이 나의 삶을 다시 빛나게 한다면,

우리의 생은 한 사람의 인생으로 끝나지 않는다.

서로의 시간을 잇는 순간,

한 사람의 삶은 다음 삶으로 이어진다.

[필자 소개]

강양자 | 교육학박사·사회복지사·KS행복경영연구소장

40여 년간 교육·복지 현장에서 인간의 존엄과 삶의 질을 연구해 왔다. 최근에는 ‘관계의 기술’로서의 나눔과 웰 리빙(Well-living) 문화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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