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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밀랍회화에 현대인의 내면을 담다

‘고요한 움직임’ 속 내면의 에너지와 변화 조명

김은주 기자입력 2026. 10. 20. 12:44 · 수정 2026. 10. 20.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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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영 작가 ‘태동’展
정혜영 작가 ‘태동’展

 

정혜영 작가가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대 밀랍회화 기법을 현대적 조형언어로 재해석한 작품은 내면에 잠재된 감정과 에너지의 움직임을 표현한다.

고대 밀랍회화 기법을 현대적 조형언어로 재해석해 인간 내면의 감정과 에너지를 탐구하는 정혜영 작가의 인코스틱 회화전 《고요한 움직임 – 태동》이 10월 15일부터 21일까지 대전 중구 대흥동 이공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인간의 내면에 잠재된 감정과 에너지가 서서히 깨어나 새로운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태동’이라는 주제로 풀어낸다. 눈에 보이는 세계를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언어로 설명하기 어려운 내면의 변화와 감정의 흐름을 색채와 형상을 통해 시각화한 것이 특징이다.

정 작가가 탐구해 온 인코스틱(Encaustic)은 안료와 밀랍을 활용하는 고대 회화기법이다. 밀랍 특유의 물성과 색의 중첩을 바탕으로 깊이 있는 화면과 독특한 질감을 구현할 수 있다. 작가는 이러한 전통적 기법을 동시대적인 감각으로 확장하며 자신만의 조형세계를 구축해 왔다.

작품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색과 선, 형상이 만들어 내는 내적 움직임이다. 화면에 겹겹이 쌓인 색채와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형상은 정적인 화면 안에서도 끊임없이 변화하는 감정의 흐름을 드러낸다. 이는 인간의 내면이 복합적인 층위를 지니며 그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품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번 ‘태동’ 연작은 선명한 색채와 역동적인 화면 구성을 통해 내면에 응축된 에너지가 깨어나는 순간을 표현한다. 강렬한 색채의 대비와 화면 곳곳에서 포착되는 미세한 움직임은 정체된 상태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생명력과 변화의 가능성을 환기한다.

작가에게 ‘태동’은 단순한 생명의 시작을 넘어선다. 자신도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내면을 발견하고, 그 안에 자리한 감정과 마주하며 새로운 자신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작품 속 색과 형상은 이러한 내적 변화의 순간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며, 관람객에게도 자신의 삶과 감정을 돌아볼 기회를 제공한다.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정혜영 작가의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전시장에는 다채로운 색채와 질감이 돋보이는 인코스틱 회화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이번 전시는 작품과 관람객 사이에 해석의 여백을 남긴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작가가 제시하는 형상과 색채는 하나의 정답으로 귀결되지 않는다. 관람객은 각자의 기억과 경험을 바탕으로 작품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감정과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다. 예술이 타인의 내면을 이해하는 통로이자 자기 자신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고요한 움직임 – 태동》은 고대 회화기법의 물질적 특성과 현대인의 내면에 대한 탐구를 결합한 전시다. 전통적 기법의 계승을 넘어 색채와 형상을 통해 보이지 않는 감정의 움직임을 드러내고, 예술을 통한 자기 성찰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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