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개봉 영화 《쇼생크 탈출》의 앤디 듀프레인은 쇼생크 감옥에 갇혀 있지만, 자신의 내면까지 감옥에 내어주지는 않는다. 절망적인 현실 속에서도 그는 희망을 간직하고, 오랜 시간 탈출을 준비한다. 그의 탈출은 단순히 벽을 뚫고 밖으로 나가는 사건이 아닌 자신을 가두고 있는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미래를 포기하지 않는 태도에 그 의미가 있다.
우리의 삶에도 쇼생크가 있다. 바로 타인의 평가와 그릇된 인정욕구가 만들어낸 심리적 감옥이다. 이 감옥에는 눈에 보이는 문도 자물쇠도 없다. 그럼에도 한번 갇히게 된다면 쉽게 빠져나오지 못한다.
다른 사람보다 뒤처지면 안 된다는 생각, 좋은 사람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부담, 기대를 져버리다면 사랑받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 둥이 감옥의 벽을 쌓는다. 놀라운 것은 감옥에 오래 머물수록 그곳이 익숙해진다는 사실이다. 영화에서 브룩스가 오랜 수감생활 끝에 감옥 밖의 세상을 두려워하듯 우리 역시 타자들의 평가에 맞추는 삶에 익숙해지는 순간들이 많아질수록 다른 사람의 기대를 거스르는 일보다 자신의 욕구를 포기하는 일이 편해지고 스스로 결정하는 일보다 누군가의 인정을 받는 일이 안전하게 느껴질수 있다. 이는 자유를 원하면서도 자유로운 선택 앞에서 불안해지는 역설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 마음 감옥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탈출의 시작은 타자들의 시선이나 평가에 대하여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타자들의 시선과 평가를 의식하더라도 그것이 나의 가치를 결정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 것이다.
왜냐하면 타인의 평가는 나를 이해하는 하나의 자료일 수 있지만,“나”라는 존재를 결정하는 최종 판단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진정한 탈출은 타자들로부터의 시선을 받지 않는 것, 또는 시선밖이 아니라, 타자들의 시선이 더 이상 내 삶의 방향에 아무런 영향력을 주지 않을 때 시작 된다.
우리 내면의 벽을 허무는 것은 타자들의 목소리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려는 용기 이다. 타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느라 외면했던 자신의 목소리와 공명할 때 우리는 비로소 타자들의 인정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선택할 수 있다. 앤디의 탈출은 단순히 감옥이라는 물리적 공간을 벗어난 사건이 아니라 타인의 통제와 시선 속에서도 자기 내면의 자유를 지켜낸 과정이다. 진정한 자유란 세상의 시선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시선과 기대가 존재하는 세상 속에서도 나 자신을 잃지 않고, 자기자신과 공명하며 살아가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