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행정통합을 위한 특별법이 여야 모두에서 발의되며 논의의 무게중심이 지방정부에서 국회로 옮겨갔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안의 재정 지원과 권한 이양 수준을 두고 대전시장과 충남지사가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상임위 심사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1월 30일 당론으로 ‘충남대전통합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국방 중심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민주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를 목표로 일정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법안에는 범정부 지원체계 구축을 위한 국무총리 소속 지원위원회 설치, 행정기구 운영의 광역특례 확대, 경제·과학·국방 중심도시 조성을 위한 각종 권한 부여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민의힘 소속인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는 민주당안이 ‘통합 이후의 실질적 지방분권’을 담보하기에 부족하다고 맞섰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그동안 요구해 온 재정·규제·행정 권한 이양이 축소됐고, 조항 다수도 ‘할 수 있다’는 임의 규정으로 설계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취지로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에서 앞서 발의한 통합특별법안과 비교해 항구적 재정 지원과 권한 이양의 강도가 약하다는 점을 핵심 쟁점으로 제기했다.
정부·여당은 통합특별시에 대한 파격적 인센티브와 지원 구상을 내세우며 추진 동력을 강조하고 있지만, 지방정부는 “명문화된 권한 이양과 지속 가능한 재정분권이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장우 시장은 법안 수정 노력에 진전이 없을 경우, 시의회 논의를 거쳐 행정안전부에 주민투표 요구를 검토할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 다만 주민투표는 법정 시한, 예산 부담, 행정 절차 등을 고려할 때 현실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이 함께 나온다.
대전·충남 통합은 지난해 11월 대전시장·충남지사와 양 시·도의회 의장이 공동 선언을 계기로 본격화했다. 현재 국회에는 여야가 각각 발의한 두 개의 특별법안이 병존하는 만큼, 향후 심사 과정은 ‘통합의 속도’와 ‘통합의 실질’ 사이에서 주도권 경쟁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법안 성패는 재정 지원의 지속성, 권한 이양의 구속력, 지역 간 형평성 논란을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달릴 것으로 보인다.